공룡은 용가리 or 볼 드래곤?
수업때 일화를 소재로 아내가 그려준 그림

공룡은 영어로?

오늘은 오래 전 수업 때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리콜합니다.

수업을 하다가 기분전환을 해야겠다 생각 들면 학생들에게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공룡이 영어로 뭐니?” 라고 물으면 대개 다이노서라고 대답을 하지만 간혹 기발한 대답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공룡을 영어로 묻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때부터였습니다.

한 번은 예비중1 학생 수업 때였습니다.

1 예비수업치곤 너무나 기초가 부족해 초등학교 과정을 다시 해야 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학기간 동안은 개인수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교재도 초등교재 Let’s Go English!

Let's Go

책에 공룡이 보이길래 공룡을 테스트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무개야, 공룡이 영어로 뭐니?”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용가리라고 학생은 즉각 답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당황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자 학생은 또 다른 답을 말했습니다. “, 디지몬 아닌가요?” 

선생님이 머리를 감싸자 쌤 드래곤 맞죠?” 라고 또 다른 답을 했습니다

용가리’, ‘디지몬’, ‘드래곤은 생각도 못한 답변이라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이해할까 난감했습니다. 특히, 내가 알고 있는 용가리는 개그맨 심형래 감독이 만든 영화 캐릭터 용가리라서 심형래 감독을 이제 중1 올라가는 학생이 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용가리 심형래감독
사진출처: 한겨레 21

그래서 캐물었습니다. “아무개야, 왜 용가리 라고 말한거니?”
그 학생은 , 용가리 치킨 모르세요?” 라고 오히려 되물었습니다. 사실 용가리 치킨은 처음 듣는 말이었습니다. 교촌치킨, 비비큐 등 내가 아는 치킨이 아니라 알고 보니 용가리 치킨은 이거였습니다.

용가리 치킨

단골메뉴가 된 '공룡이 영어로?'

그날 이후 수업하다가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싶으면 공룡이 영어로 뭐니?’가 단골메뉴가 되었습니다.

3 반 학생들에게 테스트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애들아 예비중1 학생에게 공룡이 영어로 뭐니? 물어보니, ‘용가리’, ‘디지몬’, ‘드래곤이라고 말해 어이가 없어서 그러는데 너희들은 공룡이 영어로 뭔지 알지?” 라고 물어봤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시시한 질문을 한다고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 정욱이는 모를 거 같아서 물었습니다

정욱아, 공룡이 영어로 뭐니?” 정욱이는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욱이 너 혹시 모르는 거 아니냐?” 라고 재차 묻자 다른 학생들은 설마 그걸 몰라?” 라고 말하면서 모두들 정욱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몇 초 지나자 정욱이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습니다.

티라노


 정욱이가 티라노라고 말하자마자 모두 웃고 말았습니다공룡이름이 ~~사우러스 형태이다 보니 티라노인줄 알았다고 정욱이는 변명 아닌 변명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수업 때 있었던 실화입니다

공룡은 이제 '볼 드래곤'

몇 일이 지나 정욱이와 같은 중3반 민규 라는 학생이 공룡은 볼 드래곤이라는 스토리를 나에게 해주었습니다. 수업 때 있었던 일을 자기 형한테 다 말했는데 형이 다음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문득 공룡이 영어로 뭔 줄 아니라고 친구들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2명 가운데 한 명은 다이노서라고 제대로 답을 했고 나머지 한 명은 볼 드래곤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질문을 던진 민규 형은 경북대생, ‘다이노서라고 답한 친구는 서울대생, 틀리게 답한 친구는 연세대생 이라는 겁니다. 군대입대 전 모임이라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럴 수도 있다 하더라도 명문대생이 그런 답을 할 줄이야. 제가 그 자리에 없어서 가타부타 뭐라고 단정을 할 수 없지만 민규의 말 대로면 누구나 사소한 실수는 할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으므로 지나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볼 드래곤에피소드 이후 공룡이 영어로 뭐지?’ 라는 질문은 더 이상 하지 않았고 이제 옛 추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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