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가장 좋아했던 박찬호
국내 프로야구가 인기가 있을 시절에도 국내야구 보다 메이저리그를 시청하곤 했습니다.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서 뛴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던 때라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정말 내가 현장에서 뛰는 느낌을 줄 정도로 박찬호 선수가 선발로 나오는 경기는 전부 시청을 했습니다. 그가 공 한 개를 던질 때 마다 마치 내가 마운드에 서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유투브로 편하게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지만 당시는 직장에서 일하면서 TV시청은 불가능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LG 쌍둥이 빌딩 전체가 금연지역이라 담배를 피는 직원들은 건물 밖에서 피야 하기 때문에 대략 2시간 마다 직원들은 삼삼오오 무리 지어 담배 피러 밖으로 나가곤 했습니다. 바로 이때가 저 한데는 박찬호 경기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는 타이밍이었습니다. 남보다 일찍 담배 1대를 피우고 나서 지하 1층 식당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식당 앞에 대형 TV가 있는데 매번 박찬호가 선발일 때 중계를 해줘서 대략 10분 정도 시청했던 것 같습니다.
Se Ri Pak? Not Park
박세리는 박찬호만큼 열성적으로 관심을 둔 건 아니지만 첫 애가 태어날 무렵 운 좋게도 박세리가 메이저 대회인 US OPEN 에서 우승하는 과정 전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골프 또한 아시아인들이 메이저 대회에서 두각을 보인다는 게 어려운데 박세리가 해내는 걸 보고 감격했습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박세리를 ‘Se Ri Park’이 아니라 ‘Se Ri Pak’이라고 부르는 게 조금 이상해서 알아보니 박세리 선수가 여권을 만들 때 쓴 영문이 ‘Se Ri Pak’ 이라는 겁니다. 박씨 같은 경우 제가 알기로는 대부분 ‘Park’ 로 표기하는데 왜 Pak으로 표기했을까 궁금했습니다. ‘Se Ri Pak’을 우리말로 부르면 ‘백세리’인데 이상했습니다. 박세리가 영어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영어를 잘 하는 선수라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궁금증을 인터넷을 뒤적이다 알아내었습니다. 정말 단순한 걸 왜 나는 몰랐을까 싶었습니다.
영어로 박찬호는 ‘Chan Ho Park’ 박세리는 ‘Se Ri Pak’ 차이는 무엇일까?
정답은 알(R)이 있고 없고의 차이였습니다.